일상연구자 조텍

주남저수지는 람사르 습지보호구역 지정된곳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철새 도래지이다.

그래서 매년 겨울이되면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겨울철새를 관찰하러 주남저수지에 다녀온다.

람사르 총회를 위해 데크로 정비한 후부터 탐조대 뒤편 논쪽으로는 더이상 철새들이 접근하지 않았다.

(테크로 정비되기전 볏단과 비닐하우스로 탐조대를 설치 하였을때는 뒤편 논가까이까지 철새들이 다왔었음.)

그후로 얼마후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언젠가부터 여름이오면 탐조대 뒤편 논쪽에 연밭을 조성해 연꽃을 심어왔다.

연밭의 넓이가 경주나 관곡지 만큼 크진 않지만 멀지 않은곳에서 연꽃을 볼수 있다는 생각에 자주 찾곤했다.

그런데 요즘은 연꽃철이되면 연꽃보다는 그곳을 찾아오는 여름 철새인 개개비가 더 유명해 졌다.

연꽃위에 앉은 귀여운 녀석을 만나러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한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꽃 시즌이 되자 여름손님이 찾아왔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하여 멀리 가지못하니 나 역시 가까운 주남으로 여름 손님을 만나러 가보았다.

주남 저수지 탐조대 뒤편에 넓은 면적으로 연밭을 조성해 놓았다.

주남의 연꽃은 경주의 연꽃보다 키가 크고 크기도 크다.

아직 연꽃이 만개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보러 혹은 개개비를 찍으로 찾아왔다.

일딴 왔으니 연밭을 돌아보며 먼저 핀 연꽃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았다.

개개비가 어디있나 찾다보니 백로가 보여서 백로도 한컷!

개개비를 찾아 둘러보다가 카메라를 든 사람의 무리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다가가 사진을 찍으러 기다리시는 아저씨에게 다가가 물어보았다.

"여기서 다들 뭘 보려고 기다리시는 건가요?"

그런데 아저씨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당황스러웠다.

"나도 잘 몰러. 나도 금방와서 사람들이 있길래 기다리는거여. 조용히 있다보면 새가 보이겠지머"

ㅋㅋㅋ 사람들이 뭘 기다리는지 궁금해서 여쭤봤는데 자기도 잘모른다고 그냥 있는거라니.^^;;;;

그래서 나도 사람들과는 조금 떨어져 거리를 두고 카메라를 들고 기다려보았다.

아저씨 말마따나 기다리니 연꽃위로 개개비의 모습이 보였다.

크기는 참새보다 조금큰것 같은데 모습은 참새랑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천천히 기다리고있으니 연꽃뿐아니라 주변 여러곳에서 개개비의 모습은 포착되었다.

개개비가 움직이면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소리만 정적을깨고 들려왔다.

최대망원의 근접샷으로 이번에 알게된것은 개개비의 부리안은 빨간색이라는것이다.

그리고 몸 안쪽털및 엉덩이 털은 검정색이라는 점도 신기했다.

연밭을 둘러보며 한바퀴 천천히 걸어보는것도 좋지만 조용히 한곳에서 개개비를 기다리는것도 마음에 차분함을 더하며 힐링이 되는듯한기분이 들었다.

꼭 사진을 찍어서가 아니라 무언가에 집중하며 차분히 기다리는것이  마음의 위로를 주는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다들 낚시나 탐조를 다니는것일까?

이런 감정을 예전엔 미처 못느꼈는데 이제와서 새삼 느껴지는걸보니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ㅋㅋ

어째든 꽃이면 꽃, 철새면 철새 모두 볼수있고 한바퀴 걸으며 산책하기도 좋은 코스인 주남저수지는 사계절 모두다 찾아보기 좋은곳은 분명한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