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인(Klein)의 투사적 동일시 이론
* 투사적 동일시는 (위협을 받거나 위협을 하는) 자기의 어떤 측면을 다른 사람 안으로 집어넣어, 그 사람이 대신 그 요소를 다루게 한다는 전능 환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 멜라니클라인,1955
* 대인관계 안에서의 의사소통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정신분석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의사소통 중 하나가 “투사적 동일시”이다. 클라인에 의해 소개된 투사적 동일시는 비온, 로젠펠트, 발린트, 씨얼스, 옥덴 등을 통해 그 이론이 발전해 왔다.
* 클라인은 유아가 태어날 때부터 대상관계를 형성하고 불안을 경험하며, 방어기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자아 기능과 무의식적 환상 역시 태어날 때부터 가능하다고 본다.
환상은 추동(Drive)의 심리적인 표상이며, 모든 추동충동은 이에 상응하는 환상을 가진다. 원시적인 방어기제로서 투사적 동일시(Projective Identification)를 제시하며, 그것이 유아로 하여금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분노를 환상 속에서 극복하도록 해 준다고 본다. 유아는 투사적 동일시를 통해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이나 체험들을 다루게 된다.
* 분노를 극복하는 과정으로서, ‘편집 – 정신분열증적 위치(Paranoid-schizoid Position)’ 와 ‘우울증적 위치(Depressive Position)’의 두 단계를 거친다.
① 편집–정신분열증적 위치(Paranoid-schizoid Position)
유아는 자신의 공격성을 대상에 투사함으로써 그것의 파괴적인 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한다. 즉, 함입적 동일시 과정에서 자신을 처벌자와 동일시하게 된다.
유아는 대상으로부터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유방은 어머니와의 경험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는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으로 나뉘어 서로의 관계에서 활성화 된다.
② 우울증적 위치(Depressive Position)
유아는 어머니에 대해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느끼며, 어머니를 총체적인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대상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고 대상이 사라지면 상실에 대한 애도감을 느끼며, 일시적으로 대상을 파괴했다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발달의 정상적인 단계에 있어서 유아는 이러한 우울증과 죄의식을 염려와 애도를 통해 참아낼 수 있다.
* 아이들의 투사적 동일시
사람은 자신 안에 있는 감정들과 환상들 속에 좋음과 나쁨을 구별하고, 좋은 느낌, 생각들을 보호하고 유지하기 위해 나쁜 느낌들, 상황, 생각들을 밖으로 투사한다.
아이는 자신 안에 있는 공격성, 파괴성을 어찌할 바 몰라하며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들과 행동, 생각, 환상들을 밖으로 투사하고 아이가 투사한 투사물을 대상, 즉 엄마, 아빠와 같이 아이가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이 그것과 동일시한다면(자신의 감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여기서 투사적 동일시라는 의사소통 방식이 시작되게 되는데, 아이는 자신이 투사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대상에게로 들어가고 그리하여 그 감정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고 자신이 나쁜 감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투사를 받고 그것에 동일시한 대상은 무언지 모를 불편(분노, 무시, 짜증, 불안 등)한 감정을 느끼고 더 나아가 화를 내거나 특정한 형태로 행동해야 할 것 같은 압력을 받고 어떤 경우에는 그렇게 행동하게 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엄마를 화나게 하는 아이와 화를 내는 엄마의 관계모습이 그러한 것이다.
아이의 이러한 투사적 동일시를 대상이 잘 받아서 자신 안에서 견디고 담아내고 생각한 후 아이에게 되돌려 준다면 아이는 자신 안에 있는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공격성이나 감정들이 안전하게 대상 안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안심하게 되며, 더 나아가 자신 안에 있는 나쁜 감정들이 덜 무섭게 느껴지게 되고, 결국에는 ‘나’라는 사람이 안전하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진정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대상이 담아 주었단 것처럼 자신 또한 자신 안의 위험한 감정들을 담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고, 대상이 자신의 투사적 동일시를 받아서 견디고 담아내고 생각하면서 그 과정을 처리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 또한 그러한 모습들을 배우게 된다.
투사적 동일시에 실패한 아이는 자신 안의 나쁜 감정들이나 생각들을 담아주는 대상의 부재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능력을 갖지 못하게 되며, 불안이 많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 우세하게 되고 심할 경우 자아의 극심한 분열을 가져오게 된다.
* 프로이트와의 비교
프로이트에 따르면 투사는 원치 않는 충동의 환상적인 축출을 뜻하며 원하지 않는 충동을 자기 안이 아니라 외부에 있는 타자에게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클라인은 투사적 동일시에서 투사되는 것은 단순히 개별적인 충동들이 아니라 자기의 일부로 공격적인 충동만이 아니라 나쁜 자기가 타자 안에 위치하게 된다고 하였다. 투사된 것이 자기의 일부분이므로 무의식적인 동일시를 통해서 추방된 부분과의 연결이 유지되며 투사된 정신적인 내용은 단순히 사라진 것이 아니기에 주체는 그 내용과 관계를 유지하고 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는 것이다.